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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그림 그리고 손글씨로 바라보는 삶

[2023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욘 포세 : "보트하우스"

by 동화책 읽는 남자 2023. 10. 13.

살아 있는 천재, 작가들의 작가 "욘 포세"

그의 날것 그대로의 문체와 묘사를 느낄 수 있는 초기작이자 대표작 "보트하우스"

 

"저는 어떤 것에 대해 글을 쓰지 않습니다. 내가 쓰는 것은 나는 관계가 없습니다."
- 2023 노벨문학상 욘 포세의 글쓰기

 


 

보트하우스 - 욘포세

 


 

[보트하우스]: 불안의 그림자 아래서

 

목차

 


서론

 

"난 내 삶에 이룬 것이 별로 없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합니다. 그중 일부는 우리에게 깊은 흔적을 남기며, 때로는 그 흔적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욘 포세의 소설 "보트하우스"는 바로 그런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감과 감정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보트하우스"는 주인공 '나'와 그의 오랜 친구 크누텐, 그리고 크누텐의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10년 만에 재회한 친구와의 불편한 관계, 그 사이에 껴든 크누텐의 아내와의 복잡한 감정 등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탐구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같은 사건을 서로 다룬 시점에서 다루면서 독자에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폭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남겨진 공백을 독자 스스로 그 공백을 채워나가게 만듭니다.

 

이 소설은 그저 단순한 사랑 이야기나 친구 간의 관계를 그린 것이 아닙니다. 작품 속에서 불안감, 회피, 갈등 등의 감정은 우리 자신의 감정과 연결되어,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보트하우스"를 통해 우리는 인간관계 속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불안감과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제, 이 블로그를 통해 그 세계를 함께 탐험해 보겠습니다.

 

 


 

지난여름의 만남

 

우리 모두의 인생에는 잊을 수 없는 여름이 있습니다. '나'에게도 그런 여름이 있었고, 그 여름은 바로 지난여름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얼굴조차 보지 못한 크누텐과의 우연한 재회. 그 재회는 '나'에게 큰 불안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10년 전 그들은 분리될 수 없는 절친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곤 합니다. 크누텐은 음악교사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이 있습니다. 반면 '나'는 여전히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방황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불안감이 엄습하여 나는 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불안감이 엄습해 온 것은 바로 지난여름이었다. 나는 적어도 10년 보지 못했던 크누텐과 다시 마주쳤다. 크누텐과 나 우리는 늘 함께였다. 내게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불안 증세로 내 왼팔, 내 손가락이 쑤신다.  난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는다.

 

[10년 만에 재회한 크누텐과의 불편한 재회]

 

그 재회는 '나'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지난 추억과 현재의 현실, 그 사이에서 '나'는 큰 갈등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크누텐과의 대화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둘은 이제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크누텐의 새로운 삶과 대비되는 '나'의 현실]

 

크누텐의 성공적인 삶과 그의 가정은 '나'에게  큰 부러움과 동시에 그만큼의 불안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나'는 자신의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크누텐의 삶은 '나'에게는 도달할 수 없는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불안감과 부러움은 결국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주게 됩니다. '나'는 그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글쓰기라는 새로운 길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길은 '나'에게 새로운 희망과 감정의 안정을 가져다주게 됩니다.

 

이러한  '나'의 감정의 과정을 통해 "보트하우스"는 우리에게 삶의 가치와 그 속에서의 감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줍니다.

 


 

불안감의 시작

 

불안감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작은 일상의 변화나 특정한 사건을 통해 천천히 다가와, 그리고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됩니다. '나'의 불안감도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크누텐과의 재회로 시작된 불안감은 조금씩 더 커져 갔습니다.

 

 

[피오르 낚시와 크누텐의 아내와의 만남]

 

여름의 한가운데, 피오르에서의 낚시. 이 낚시는 '나'에게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와 크누텐의 아내와의 특별한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둘만의 속삭임, 눈빛의 교환, 그리고 서로에 대한 궁금증. 이 모든 것이 '나'의 마음속에서 큰 불안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녀의 손이 내 살갗을 스친다. 나는 혼자서 웃음을 짓는다, 그렇지만 나는 시간 감각을 잃어, 그녀가 내 손을 더듬은 순간이 길었는지 짧았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양동이를 받고, 나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녀는 내 살갗을 만진 것일까.

 

[불안감의 심화와 그 원인에 대한 추측]

 

그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습니다. 크누텐과 그의 아내, 그리고 '나'. 세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은 '나'의 마음속에서 큰 파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그 불안감의 정확한 원인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그 원인에 대해 추측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 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나'의 글쓰기를 통해 조금씩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문밖에 나선 지도 몇 달이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불안감이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고, 내가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난 무엇이든 해야 한다. 이 불안감이 그치질 않는다.

 


 

서로 다른 시점, 다른 기억

 

모든 사람은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다르게 인식하고, 그 인식을 기반으로 다른 기억을 갖게 됩니다. "보트하우스"에서도 이러한 인간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 속의 세 주요 인물, '나', '크누텐', 그리고 그의 아내는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의 일들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품 구성상의 3부와 그 중심에 있는 다양한 시점]

 

작품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 부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부는 '나'의 시점에서, 두 번째 부는 크누텐의 시점에서, 그리고 세 번째 부는 과거와 현재, 그 사이의 간극을 브리지 하는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시점은 독자에게 각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깊이 이해를 제공합니다.

 

['나'와 크누텐, 그리고 그의 아내의 서로 다른 인식과 기억]

 

세 인물이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그들의 인식과 기억은 확연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피오르에서의 낚시 시간은 '나'에게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시간이었지만, 크누텐에게는 그저 평범한 낚시 시간일 뿐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는 그 시간이 어떤 의미였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시점과 기억은 서로 다르게 펼쳐져 있습니다.

 

"보트하우스"는 서로 다른 시점과 기억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다르게 기억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불편한 삼각관계

 

"나는 그녀를 내 생각 속에서 쫓아내려고 했지만, 그녀는 내 생각 속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

 

"보트하우스"의 주인공은 크누텐의 아내인 에게 강한 끌림을 느낍니다. 그는 크누텐의 아내를  통해 자신의 어린 시절의 사랑을 다시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크누텐의 아내는 이미 크누텐과 결혼한 유부녀입니다.

 

이러한 삼각관계는 주인공에게 불편함과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방황합니다.

 

주인공은 크누텐의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에린과 크누텐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기로 결심합니다.

 

 

[보트하우스에서의 파도 소리와 불안감의 정점]

 

"나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파도는 거칠고 불규칙적으로 쳤다. 내 마음도 그렇게 느껴졌다."

 

"보투하우스"에서의 파도 소리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파도 소리는 주인공의 불안한 내면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파도 소리의 불안감이 정점에 달하는 장면은 주인공과 크누텐의 아내가 키스하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파도 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주인공의 불안감은 극에 달합니다.

 

파도 소리는 주인공의 불안감과 갈등을 극대화하여, 독자에게 긴장감과 불안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독자와의 대화: 작품 속 공백을 채우다

 

작품을 읽는 과정은 종종 작가와 독자 사이의 대화와 같습니다. 특히 "보트하우스"와 같은 작품에서는 작가가 의도적으로 남겨둔 공백을 통해 독자에게 더 깊은 생각과 감정의 탐구를 요구합니다.

 

 

["보트하우스"의 의도적인 공백]

 

"보트하우스"에는 많은 의도적인 공백이 있습니다. 

 

  • 주인공의 과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 주인공은 크누텐의 아내를 사랑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백은 주인공의 내면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 주인공과 크루텐의 아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 주인공은 크누텐의 아내와 키스하고 사랑을 나누지만, 그들의 관계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백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작품의 결말이 모호합니다. : 주인공은 크누텐의 아내를 떠나지만, 그의 미래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백은 작품의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보트하우스"는 독자의 개입을 요구하는 작품입니다. 즉 작품 속의 공백을 통해 독자에게 생각을 느끼고, 그 사이를 채워나가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작품에 접근하도록 독려합니다.

 


결론

 

"보트하우스"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의 불안과 양가성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불안과 고독,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방황합니다.

 

둘째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입니다. "보트하우스"는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주인공의 불안과 고독, 사랑과 집착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풍부하게 그려냅니다.

 

"보트하우스"는 간결하고 단순한 문체를 사용합니다. 작가는 반복과 대조를 활용하여 주인공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서술을 토해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더욱더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보트하우스"는 욘 포세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간의 불안과 양가성을 탐구한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보트하우스"를 읽으면서, 나는 주인공의 불안과 고독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나 주인공처럼 불안과 고독을 느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의 복잡성과 모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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